2012년 7월 13일 금요일

아주 싼 커피 머신으로 맛있는 커피 내리는 방법

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미국교회에서 운영하던 교회카페에서 약 1년이상 커피 내리는 일을 도운 적이 있습니다. 요즘은 바리타스라고 하는 일을 한 것이지요. 커피 머신이 아주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루에 몇 백잔을 뽑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태리제로 기억하는데, 이름은 잊어 버렸네요. 이러한 경험때문인지 커피 만드는 일에 매우 관심이 있습니다. 경험은 무시 못하는 듯합니다. 늘 커피 머신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살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진 눈은 3,000불 이상 짜리 머신이고, 현실로는 300불짜리 사기도 힘드니. 하하하.
미국에 살면서 가끔 하는 일이 제 와이프와 함께 Second Hand Shop(한마디로 중고가게)에 가는 것입니다. 잘 찾다보면 좋은 물건이 매우 싼 가격에 나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몇 일전에도 중고가게를 들었습니다. 이것저것 둘러보았지만 마음에 드는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가전제품에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는데, 가정용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이었습니다. 아주 작은 것이지요. 제품회사는 Krups 라는 회사이고, 제품은 IL Primo 이며, 모델넘버는 972 이었습니다. 몇가지 악세사리가 없어진 체로 10불로 판다고 스티커가 붙어있었습니다. 겉 모양도 비교적 깨끗하고, 악세사리가 없어진 것이 있지만, 꼭 있어야 할 것은 있었기 때문에 사기로 작정했습니다.
Krups IL Primo 972 
전혀 제 마음에 차는 커피머신은 아니지만, 4인용, 가정용으로는 100불 이상하는 머신들 보다도 더 좋은 기능을 가졌으며, 또 싼 커피머신으로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 보려는 욕심으로 이 머신을 산 것입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머신을 깨끗이 씼었습니다. 그리고 물과 식초를 섞어서 두번 이상 수증기로 내부 청소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에스프레소(Espresso)를 만들어 보기로 작정했습니다. 제가 일할 때는 이미 미국교회에서 일하는 분들이 제공하는 커피로 만들었기 때문에 어떤 것이 에스프레소를 만들기에 적합한 커피인지 모릅니다. 그래서 일단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커피 빈으로 연습하기로 하고 스타벅스에서 다크로스트(Dark Roast) 에스프레소 커피 빈(Espresso Coffee Bean)을 샀습니다. 갈아 준다는 것을 제가 직접 갈아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야채나 과일을 가는 믹서기에다 커피 빈을 갈았습니다. 그랬더니 아주 잘게 갈아진 것도 있지만, 윗 부분에 아직 잘 갈리지 않은 커피가 남아있기도 했습니다. 그것으로 에스프레소를 내려봤습니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커피향은 나지만, 뭔가 부족한 느낌. 그래서 커피 그라인드에 관해서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더니, 커피 가는 방법이 두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칼날(Blade)로 가는 방식(이것이 제가 갈았던 방식이죠),  그리고 분쇄기(Burr)로 가는 방법입니다. 이 분쇄기 방식이 골고루 잘 갈아진다는 말에 이것을 사기로 작정했습니다. 어스틴 동네에서 파는 것을 빠르고 싸게 사기위해서 Craigslist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고전스러운 커피 분쇄기를 내어 놓은 것을 발견하고 연락해서 10불에 구입했습니다.  물론 이것은 수동이고, 에스프레스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 커피 분쇄를 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글을 본적이 있었지만,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에 커피를 갈아 봤습니다. 그런데 정말 2인분의 에스프레소 커피를 갈아내는데, 약 30분 걸렸습니다. 무조건 힘을 드려서 돌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속도로, 천천히 커피 분쇄를 느끼면서 갈다 보니 시간이 무척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팔운동도 되었겠지요? 하하하.
분쇄 커피그라인드로 갈기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분쇄된 커피는 정말 일정하더군요. 팔에 들어간 에너지가 커피 한잔의 에너지 보다 많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래야 다이어트가 되겠지요? 이렇게 분쇄한 커피를 넣고 에스프레소를 내려봤습니다. 내려오는 커피 향이 좋았습니다. 이 커피 머신은 용량도 적고, 스팀의 힘도 크지 않기 때문에 에스프레소의 크리마(엷은 커피 거품) 생기는 것이 매우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다 내린 커피 향과 맛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사실 좋은 질의 에스프레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커피 양을 조절하고, 에스프레소 머신에 붙이기 전에 커피에 압력을 가하는 것도 맛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이것을 템핑이라고 합니다. 커피머신에 붙이는 커피홀더(Holder)에 일정량의 잘 분쇄된 커피를 넣고, 템퍼(Tamper)라는 것으로 표면이 일정하도록, 잘 눌러주는 것이 맛을 내는 포인트가 됩니다. 이것은 많이 해보고, 많이 맛을 보면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경험이 많을 수록 좋은 것이지요.
에스프레소가 내려오고 있는 장면 
많은 경험, 이것은 맛을 내는데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커피를 만드는데도 이렇게 많은 요소 요소들이 있고, 주의하고 집중해야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을 간단하게 요약하고 이 글을 맺으려합니다.
집에서 사용하는 싼 커피 머신으로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만드를 요령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커피를 잘 선택하기(갓 구워낸 것으로, 찐하게 드시는 분들은 Dark Roast로 구입)
2. 커피를 잘 갈아낸다(좋은 분쇄기(Grinder)가 있으면 좋지요. 자신 없으시면 커피 구입시에 에스프레소 용으로 갈아 달라고 요청하세요)
3. 커피 홀더에 일정량 잘 넣기(커피 용량 스푼으로 연습하세요. 조금 지나면 감으로 알수 있습니다)
4. 커피 템퍼로 잘 누루기(잘 눌러서 커피홀더를 뒤집어도 커피가 흩어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하게. 이것도 경험이 필요합니다).
5. 커피 스팀을 내기 위한 준비(일반 업소용은 이미 예열이 되어 있어서 바로 하면되지만, 가정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다음의 과정을 꼭 지키세요)
5-1. 커피 홀더를 머신에 장착시키고, 스팀으로 나올 물을 채워넣습니다. 그리고 먼저 우유를 뎁히는 곳으로 스위치 손잡이를 돌려 기다립니다. 예열이 되면서 스팀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약 3-5분까지 걸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오는 스팀은 매우 뜨거움으로 조심 또 조심하셔야 합니다.
5-2 스팀으로 확실히 변한 후에 스위치를 스톱에다 두었다가 에스프레소 잔을 커피 홀더 밑에 두고 커피 브로어로 스위치를 변경합니다.
5-3 커피가 나오는 시간은 대략 1분이내입니다. 커피를 잘 보고 있으면서 커피가 일정하게 나오고 크리마에 해당하는 거품이 점차 많아지기 시작할 때, 그 커피 거품의 색이 엷어지기 전에스톱시킵니다. 너무 엷은 크리마가 많을 수록 맛이 떨어집니다.
6. 이렇게 준비된 에스프레소는 가능한한 더운 컵에 넣어서 사용합니다.

왜 이렇게 긴 문장으로 커피 내리는 방법을 설명했을까요?
모든 일에 준비와 과정, 그리고 결과가 있는 법입니다. 맛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 여러가지 요소들을 설명했지만, 사실 그것들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농부가 기른 커피 열매 자체이겠지요. 많은 분들이 수고하고, 햇빛, 바람, 비와같은 요소들, 그리고 가공의 과정과 마지막 그것을 만드는 바리스타의 솜씨가 모두 잘 맞아 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목회도 동일한 듯합니다. 우리 교회에서, 목회자의 설교로, 그 한 사람이 거듭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조건들, 여러 사람들, 여러가지 영적인 부분들이 합해지면서 성도로 거듭나게되며, 그리고 예수님의 거듭난 제자로 더욱 성장하는 것이지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육간에 건강한 성도, 건강한 제자가 되게 만들어주시는 분은 당연 하나님 한 분밖에 없는 것입니다. 맛있는 커피 한잔에 많은 손길들이 있었듯이, 우리 주변에도 나를 돕고 있는 동역자들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있는 동역자들이 풍성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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